[12/29 논평] 무안공항 참사 1주기, 우리는 여전히 '죽음의 활주로' 위에 서 있다
오늘로 제주항공 2216편의 무한공항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되었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유가족과 피해자들의 시계는 여전히 그날의 비극에 멈춰 있다. 녹색당은 다시 한번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피해자분들께 깊은 위로와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
녹색당은 1년 전의 참사가 안전보다 실적을, 생명보다 이윤을 앞세우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인재임을 확인하며, 정부와 관계 당국에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한다.
첫째,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재조사하라. 공항 입지 단계부터 예견된 조류 충돌 위험성을 어떻게 은폐했는지, 기체 결함과 무리한 운항, 정비부실은 없었는지, 활주로 길이와 로컬라이저 등 공항 구조의 문제는 없었는지, 그외 사고와 관련된 공항 운영 실태를 낱낱이 밝혀라. 전문가가 포함된 독립적인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성역 없는 진상 규명에 나서라.
둘째, ‘진짜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하라. 위험한 입지에 공항 건설을 강행한 정치인들, 항공면허를 남발하고 노선과 슬롯을 대폭 늘려 무한경쟁 체제를 연 국토교통부, 전국의 부실 지방공항을 활성화하겠다며 규제를 대폭 풀어버린 공항공사, 안전과 노동권은 뒷전이고 수익을 위해 무리한 운행을 강행한 항공사 경영진이 진짜 책임자다.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위험한 비행을 계속한 이들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셋째, 투명한 정보 공개와 유가족에 대한 명예회복 및 종합적 지원을 진행하라. 밀실조사를 중단하고 각종 자료와 조사기록 등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남김 없이 공개해야 한다. 유가족과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 회복과 심리, 의료, 생계 등 종합적인 지원과 실질적 보상 절차도 즉시 시작해야 한다.
넷째, 인간과 비인간 생명 모두에게 위험한 공항 확장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 활주로를 늘리고 콘크리트를 덧바른다고 해서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다. 오히려 무분별한 확장은 새들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이는 다시 조류 충돌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승객의 안전을 위협할 뿐이다. 기후 재난과 생태적 위험이 상수가 된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항공 안전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생태 파괴적인 공항 운영 방식 전환을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
얼마나 더 많은 생명이 위험에 처해야 이 미친듯한 공항 건설 폭주를 멈출 것인가? 무안공항 참사는 우리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생태파괴를 막고, 파괴된 갯벌을 복원하고, 새들과 인간이 공존하며, 모두의 이동권이 안전하게 보장되는 생명 중심 사회로 나아가지 않고서는, 이런 참사는 되풀이 될 것이다.
녹색당은 기억할 것이다. 활주로를 이탈한 것은 비단 항공기 한 대가 아니라, 자본의 이윤을 싣고 폭주하는 대한민국 그 자체였다. ‘죽음의 활주로’는 무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의 현장 곳곳에 있다. 녹색당은 무안공항 참사의 교훈을 잊지 않고, 이 탐욕과 오만의 활주로를 걷어 버리고 생명과 평화가 최우선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논평 전체 읽기: https://www.kgreens.org/statement/?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69252168&t=boar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