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7 논평] 이 비의 이름은 기후위기
오늘 새벽, 경기와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경기 오산에서는 옹벽 붕괴로 차량이 매몰되어 1명이 사망했으며, 충남 서산에서는 침수 차량 안에서 발견된 운전자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돌아가셨습니다. 기후재난에 희생되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최근 매 여름 우리가 마주하는 폭우는, 장마가 아니라 국지성 집중호우의 양상을 띄는 일이 많습니다. 현재 중부지역에 쏟아지는 비는 정체전선으로 인한 장맛비지만, 정체전선이 없는 남부지역의 호우에서 알 수 있듯 지금의 비는 이전의 '장마'와는 성격이 달라졌습니다. 2022년 기상청은 ‘기후위기 시대, 장마 표현 적절한가?’라는 토론회를 열고 장마가 아닌 ‘우기’ 등의 표현을 검토했고, 이제 더 이상 장마는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비를 장마라 부르던 우기라고 부르던, 우리는 이 비의 진짜 이름이 기후위기임을 알고 있습니다.
한국의 2022년 반지하 폭우참사와 2023년 오송참사 뿐만 아니라, 2023년 리비아 대홍수와 작금의 뉴저지·뉴욕 등지 홍수까지. 폭우로 인한 재난은 세계적으로 매년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폭우에 직접적으로 집이 잠기거나 목숨을 잃기도 하지만, 식량·교통·물가 등 사회 필수 부문이 흔들립니다. 그리고 이 폭우는 기후위기에 책임이 있는 자본이나 슈퍼리치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평범한 시민들에게 더욱 재난으로 다가옵니다.
비가 내릴 때 마다, 또 누군가 목숨을 잃거나 다치지는 않을지 섬찟하곤 합니다. 주거약자, 농민, 출퇴근 하는 노동자, 야외노동자, 장애인, 공공교통 이용자들은 특히 이 재난에 취약합니다.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온실가스의 감축도 중요하지만, 불평등의 해소 또한 시급한 이유입니다. 기후위기의 대안은 기후정의와 정의로운 전환 뿐입니다.
기후위기에 책임이 있는 대자본을 규제하고, 차별과 불평등의 사회를 끝내고 안전과 평등의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녹색당이 기후정의의 정치로, 전지구적 정의로운 전환을 이루어내는 정치를 끝내 놓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밤새 이 기후위기를 온 몸으로 버텨냈을 고공농성자들에게 연대를 보냅니다. 다시 한번 폭우에 희생되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